칼로볼, 밥 짓는 동안 잠깐의 여유 : 익숙한 재료, 낯선 방식, 새로운 여유 | 채평주 에디터 | 2025년 7월호 Part6 - 더편한 매거진
서울 6층 옥상 스튜디오. 도심 한가운데지만 유난히 조용한 날이었다. 햇볕은 뜨거웠고, 바람은 거의 없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칼로볼 촬영을 시작했다. 이번 촬영의 주제는 '저당 밥'. 쌀을 넣고, 콩나물과 새우를 얹은 뒤 뚜껑을 닫고 전자레인지에 넣는다. 조작은 간단했고, 설명할 것도 없었다. 이후 12분. 밥이 익는 시간 동안, 자연스럽게 모두 조용해졌다. 누가 먼저 말을 줄인 것도 아닌데, 괜히 숨소리도 작아지고, 카메라 너머로 흐르는 눈빛들도 고요해졌다. 그 12분은 묘하게 편안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 멍하니 서 있어도, 핸드폰을 보지 않아도, 괜찮은 시간. 요즘 일상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그런 틈이었다. 그러다 문득, '이게 이 제품이 말하는 여유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